HOONS의 병특 생활을 돌아보며..
오늘 아침 병무청에서 메일이 도착하였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게 되는 것에 대해서 축하는 메일이었고 또한 예비군에 대한 안내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 메일을 받으니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되는것에 대해서 실감하게 되더군요.



이 글의 취지는 지난 3년간의 병특시절의 일들을 회상하면서 HOONS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물론 HOONS가 정말 성장하기는 했을까라는 의구심에 솔직히 두려운 부분도 있긴 합니다.(ㅠㅠ) 그래도 추억은 되돌아 볼때 자라난다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를 회상하고 또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서 병특생활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자만한 4년차 개발자로 병특시작

HOONS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어보고자 몇개월동안 속된말로 뻘짓이란 것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뻘짓 이후 병특이 없었다면 공부한 프로그래밍 지식들이고 뭐고 단념하고 대학을 가려고 했을 것입니다. 아무튼 뻘짓한 약 1년도 아깝고 군대라는 2년의 시간도 아깝고해서  IT에 반정도 목숨걸고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첫 번째 관문은 병역특례였습니다. IT업체에서 3년 일하면(현역의 경우) 군대를 안가도 되는 얼마나 좋은 제안인지 모릅니다. 문제는 병특 비리가 나오고 있으니 문제죠.

어쨌든 병특을 알아보던 시기의 이력서를 펼쳐 보겠습니다. 당시 나이 24살이었고 닷넷 경력은 4년에 MS MVP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닷넷 프로그래머를 뽑는 회사라면 "아무리 카이스트고 MIT라도 실무 경력이 있는 나를 뽑아주겠지" 라며 나름 자신만만했습니다. 마치 와우에서 만랩찍고 풀셋아템으로 위풍당당 활보하는 것과 같은 당당함이 이때는 있었다는 것죠 (-_-;)

이 시기는 자기지식에 대한 과시욕이 생기면서 자만해지기 가장 적합한 시기입니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대해서 딴지도 걸어보고 싶고 많이 아는걸 과시하고 싶기도 하게 되죠. 훈스가 소심 성격상 트러블을 만든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조금 위험했다라고 할까요?  왜냐하면 초보에서 이제 나는 중급으로 넘어왔다라고 생각하고 굽힐줄 몰라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러운 짓이었습니다. 왜 그때 좀 더 겸손하지 못했을까 하면서 말이죠.(ㅠㅠ) 그래도 그러면서 철이 들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줄 모릅니다(^^)

아무튼 문제는 닷넷을 뽑는 회사가 별로 없었다는게 문제였었고 프리랜서로 단기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였습니다. 어찌됐든 그렇게 해서 첫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이 회사에서 3개월 수습을 하고 현역 병특으로 일하기로 했었는데 2개월이 지나서 회사 사정을 보니깐 몇몇 직원들은 몇달동안 월급이 밀려있었고, 몇달 안되서 망할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병특기회가 있음에도 그만두고 나왔습니다.(ㅠㅠ)


그리고 다시 회사를 구해서 들어갔는데 조금 더 지체되기 전에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연봉이야 대우야 일이야 어떻든 버티자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야근과의 사투

이렇게 제목을 정하고나니 병특 동안에 아주 페인처럼 일한 뉘향스가 풍기는군요.(쿨럭)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 제가 일해왔던 병특 회사는 주로 R&D 였습니다. 병특이 SI를 해봤자 야근밖에 더하겠습니까? 그래서 일부로 SI회사는 피했습니다. 물론 SI파견을 나가서 근무를 한 적도 있었지만 퇴근 시간을 지키려고 애를 썼습니다.

훈스가 병특을 할때는 이미 개발자로서의 충분한 경력이 있어서인지 일에 대해서 일정을 잡는데 큰 시행착오가 없었습니다. 단지 회사에서 무리하게 끝내라는 압박에 의해서 야근을 할 수는 있을 수 있어도 어떤일을 언제까지 끝내기로 했는데 못끝내서 야근을 하게되는 일은 많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회사에 들어갔을 때 어차피 병역특례였고 일개 코더였기 때문에 회사에서 끝까지 함께가보자라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성공을 한다고 하더라도 나한테 돌아오는 보상이 크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계약직이나 프리랜서였을 때는 몰랐지만 병특3년 동안의 조직생활을 해보면서 대부분의 회사에서 개발자의 입지는 넓지 못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긴했지만 훈스는 병특기간 동안 회사를 성공시킨다라는 마음보다는 최대한 스마트하게 일해서 일을 재시간에 끝내고 퇴근하자라는 생각뿐이었고 퇴근후 6시부터는 자기 개발에 대한 시간으로 할애하여 사용하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런 마음가짐으로 3년동안 야근을 했던 시간은 1/5채 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병특 1년차가 지날때쯤 코딩이 점점 재미가 없고 지겨워 진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개발이 정말 나의 길인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없이 포기하려고도 생각을 했었습니다.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으면 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에 원래 하고 싶었던 직업을 가져보기 위한 다른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훈스가 하고 싶은 직업은 "성우"였습니다.그래서 병특기간동안 성우준비를 하자라는 생각에 학원도 알아보고 성우 커뮤니티에서도 활동을 해보고 했지만 결국 그 학원까지 갔다가 결정을 못하고 다시 돌아오고는 했습니다.

그 결정을 내리지 못한것은 먼저 가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던것 같습니다. 주위에 더 어려웠던 친구들도 많았지만 훈스도 나름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대학교도 장학금을 받을 것이 아니라면 엄두내기도 힘들었으니깐요. 프로그래밍을 공부할때 또한 주말에는 일을 하고 주중에는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돈이 없어서 일주일 내내 점심을 라면으로 해결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 앞으로 수중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절대 컵라면을 먹지 말자라며 다짐을 하고 컵라면을 싫어하는 음식 목록으로 올려두긴 했지만 이런 경제적인 배경이 저의 발목을 크게 잡고 있었습니다.

물론 돈과 행복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면 가정을 책임질 가장인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가족을 힘들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크게 들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우가 된다 하더라도 1000명 중에 1명만 좋은 대우를 받고 나머지 성우들은 매우 가난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만약 여자라면 정말 편하게 결정할 수 있었을텐데라며 남자인 것에 대한 한탄을 하기도 했습니다.(_ _)

아무튼 과정이야 어찌됐든 지금은 명확한 그림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IT는 계속 품고 가고자 합니다. 단 당분간은 개발자가 아닌 다른 위치에서의 미래를 그려가려 하고 있습니다.

 
병특 동안의 자기개발

예전 다이어리에 적었던 병특동안의 목표는 크게 4가지였습니다.

 - 디지털 대학교의 졸업
 - HOONS닷넷 커뮤니티 운영
 - 책 10권 집필&번역
 - 영어공부

어찌됐던 일과 병행하기에는 벅찰 정도로 큰 목표를 잡았습니다만 지금 돌아봤을 때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중간에 개발자로서의 회의가 오면서 방황했던 시기도 있었고, 연애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열심히는 살고는 싶었으나 그게 계획되로 다 지키면 로버트지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HOONS의 계획들을 평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지털 대학교

HOONS는 대학교 안가고 바로 IT업계에 뛰어들었기에 열심히 온라인으로 학위를 수여받아야 했습니다. 병특을 하면서 경력도 쌓고 군대도 해결하고 학위도 취득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보고자한 야심찬 계획이었습니다. 병특 전부터 다녔던 것까지 포함해서 총8학기를 모두 마쳤지만 학점 계산을 잘못해서 졸업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학점 또한 좋지 못했습니다.

학점에 욕심이 없었던 이유중 하나는 어차피 학교가 디지털 대학교인데 학점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이 든 것이 첫번째 이유였습니다. 어차피 온라인 대학교는 온라인 대학교일뿐 4.5점이든 2점이든 평점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차라리 다른 내세울만한 이력을 쌓는게 좋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 등록했다기 보다는 학위를 딴다라는 명시적인 목적이 있었던 것이 두번째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쏟는 시간 비용을 다른곳으로 돌리자라는 식이였고 HOONS는 중간, 기말 시험기간에만 공부해서 B를 받는 것을 목표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물론 여유로울때는 A도 많이 받고 했지만 회사일이나 외부일이나 바빠질 타이밍에는 평점이 시력에 가깝게 나올때도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F를 한번만 받았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HOONS닷넷 커뮤니티 운영

HOONS에게는 이 커뮤니티가 큰 안식처였습니다. 개발자로서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또한 활동을 통해서 많은 인맥들도 쌓을 수 있었구요. HOONS닷넷은 스터디를 목적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시작했고 지금은 정기 세미나 개최로 이어져왔습니다. 새로운 기술들뿐만 아니라 여러 심도깊은 내용들도 진행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딜레마가 무엇이었냐면 깊은 내용을 다루면 내용이 어렵다며 잘 참석하지 않으려 하는것이었고 쉬운 내용을 다루면 깊이가 없는 얕은 커뮤니티라는 비판과 견제의 목소리들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얕다라는 말이 틀린것은 아니죠. 운영진들의 경력이 많아야 7년 정도 밖에 안되는 개발자였고 평균 연령도 그렇게 높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

어찌됐던 HOONS닷넷은 이 커뮤니티를 이용해서 비지니스를 해보겠다라는 생각도 없었고 그저 개발자들이 가족같이 편안하게 개발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IT인들의 사랑방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커뮤니티가 커져가면 갈수록 여기저기서 견제의 목소리들이 들릴 때나 내부적인 트러블이 생길때면 커뮤니티 운영에 대한 회의가 많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이러려고 운영을 하는것은 아닌데 하면서 말이죠. 이제는 누가 뭐라고 이간질을 하고 견제를 한다해도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 그냥 우리가 즐길 수 있고 개발자들이 쉬어갈 수 있으면 되는것이니깐요.

암튼 병특 기간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부으며 가장 많이 노력한 부분은 커뮤니티 운영이었습니다. 사이트도 열심히 고치고 항상 어떤 컨텐츠가 있으면 더 좋을까라는 고민의 끈도 놓치 않았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초심의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자 노력할 것이고 많은 애정을 가지고 커뮤니티 운영을 해나갈 것입니다.(_ _)

 
책10권 집필&번역


병특 기간동안 목표까지는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탈고한 원고를 기준으로 9권의 책을 썼습니다. 갯수가 무슨 필요입니다. 정말 나를 표현해주는 하나의 책을 만들면 되는것 아닌가요? 하지만 그런책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에서 많은 후회가 남을 뿐입니다. 아니 지금 생각하면 이런 계획을 잡았다는것 조차도 참 부끄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_ _)

번역을 했던 것은 영어공부를 하기 위한 목적이 조금 더 컸습니다. 덕분에 독해력은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MVP를 시작하면서 알게 된 형철형이 감수자로 또 공동번역자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다른 활동들 보다도 유난히 힘들었던 일은 책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마감일이 되면 원고 집필 혹은 원고 번역기계로 변하여 수일 동안 잠을 거의 못자면서 살아가고는 합니다. 거기에 회사일이 바빠지게 되면 또 그렇게 힘들수가 없었지요(^^) 각책들에 대해서 마무리를 조금 못한것이 후회라고 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자신을 혹사하면서 몰아친것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앞으로 어지간해서는 기술서적을 집필하지는 않을 예정입니다. 집필을 하게 되더라도 충분한 시간적 여건이 되고 그에 대한 보상도 확실히 받을 수 있다고 확신이 들때만 진행할 예정입니다.

 
영어공부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려고는 하였으나 계속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가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병특 끝나기 1년전에 조금 정신을 차려 영어의 열정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비싼 학원도 등록을 하였지만 그 열정이 3개월이 안가더라구요. 회사일과 번역일에 의해서 우선순위가 또 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회사에서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면서 자기일이 끝났다 하더라도 9시까지 일해야 한다라는 룰을 만들면서 영어는 커녕 번역일도 끝내기 힘든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_<) 그래서 일과 동시에 할 수 없으니 외국으로 나가서 집중하고 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계기없이 영어를 공부한다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죠.

지금도 부족하지만 영어가 가장 많이 늘었던 계기를 꼽자면 홍콩의 MVP를 만난일이었습니다. 평소에 MSN으로 대화를 하곤 했는데 한국에 놀러 온다는 것이지 뭡니까. 그래서 HOONS가 가이드를 한번 해주기로 했고 만나기로 한 그 날을 위해서 2달 동안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10분짜리 프레젠테이션 PPT를 만들고 대본없이 발표를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영어라는 것은내가 말할 수 있을 때 그 말을 더 확실히 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뭐할겁니까?

민간인이 되면서 최근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아니 글을 보니깐 당분간 개발자는 안한다고 하신것 같고, 그럼 뭐하면서 먹고 사실겁니까? 이 어려운 경기에 민간인 된 소감이라도..

주변에 유수 개발자들도 백수가 되었고 그들도 취업난을 뚫기 힘들어 하고 있는데 제가 무슨수로 취직을 하겠습니까? 또 아시나요? 2009년이 대부분의 휴일이 모두 토/일에 걸려 있다라는 것을? (ㅋㅋㅋ) 

그렇습니다. 그래서 HOONS는 2009년은 외국에서 보내려고 합니다. 회사일과 동시에 영어공부를 해보려고 수없이 노력을 해봤지만 잘 되지 않더라구요. 저도 압니다. 가서도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것을... (ㅠㅠ)

하지만 그래도 가려고 합니다. 지난 7~8년 간의 세월은 정말 기차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것처럼 빨리 흘렀지만 영어공부를 핑계삼아 쉼의 기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아르바이트도 하고 또 그동안 소홀해졌던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면서 소박한 민간인으로서 지내고자 합니다.


어찌 됐든 자축으로 이 지루한 산문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HOONS님 전역을 축하드립니다.
By HOONS 3/6/2009 4:55:43 PM